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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대통령 5.18 기념사 내용이 바뀐 까닭은?
작성자 45회 조회 585 작성일 2008/05/18 16:03



18일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광주 살레시오고 학생들이 선배인 윤상원 열사의 묘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연합뉴스 형민우
광주 금남로를 수놓은 '촛불'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도 부담을 느낀 것일까?
18일 오전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28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 초안과 실제 기념사 내용이 달라,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기념사 원고 초안에 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에 대한 비판이나 '한미 FTA 비준안' 조속 처리 필요성 등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

초안 "거짓과 왜곡에 휩쓸려... 진실은 언제나 승리"
이날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배포한 이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 초안에는 "변화의 과정에는 다소간의 고통이나 당장의 손해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감정과 지역차별, 이분법적 선악구도의 낡은 가치나 익숙했던 과거의 타성을 떨쳐 버리는 것이 불편하거나 어색할 수도 있다"고 돼 있다.

특히 초안에는 "최근 일부의 모습처럼, 진실을 보지 않고 거짓과 왜곡에 휩쓸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이며, 변화의 대가는 크고 위대할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는 최근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를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저 스스로 먼저 꾸준히 변화하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변화를 꿋꿋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 '좌고우면하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겠다' 등의 대목은 '광우병 파동'으로 들끓고 있는 여론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다분했다.



이명박 대통령(자료 사진).
ⓒ 연합뉴스 박창기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소통의 정치'와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기념사 원고 초안은 또 "한미 FTA는 선진국 진입의 증명서이자, 악화되는 경제를 살리는 처방전"이라며 조속한 국회 비준안 처리도 강조했지만, 이 역시 실제 이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는 빠졌다.

이 대통령은 대신 "(선진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창의와 실용으로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며 "다소간의 어려움이나 불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이념과 지역주의와 같은 낡은 가치에 사로잡혀서는 결코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며 "당면한 어려움과 과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각오를 새롭게 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어려운 때일수록 체질을 튼튼하게 다져나간다면 여건이 좋아졌을 때 누구보다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수준에서만 언급했다.

광주에 들불처럼 번지는 촛불이 부담?
이명박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 원고 내용이 바뀐 것과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만들었던 원고 초안이 실무진의 실수로 언론에 배포된 것"이라며 "'광주에 가서는 광주와 5.18 얘기만 해야 한다'는 기조로 초고를 수정해서 대통령에게 다시 드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원고 내용이 바뀐 것은 광주 현지의 부정적인 여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과 맞물려 이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전날(17일) 저녁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는 '미국 쇠고기 수입 규탄대회'를 방불케했다. 5.18 민중항쟁의 근거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에는 학생, 시민 등 2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들어 미국 쇠고기 수입조건을 완화한 현 정부를 거침없이 성토했다.

또한 기념식을 전후해 농민과 노동단체, 대학생들이 '미 쇠고기 수입 협상 전면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예고하는 바람에 이날 5.18 민주묘지 주변에는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됐다. 심지어 시위 진압용 장비인 이른바 '물대포 살수차' 2대까지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펴는 등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청와대로서는 '광우병 파동'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오히려 이를 자극할 경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셈이다.

대통령 취임 이전에 3차례에 걸쳐서 광주를 방문했지만, '파안대소' 사건이나 '광주사태' 발언 등으로 잇따라 구설수에 올랐던 점도 취임 후 첫 기념사를 무난한 내용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청와대 측은 경호상의 문제를 들어 이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불참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불참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대통령으로는 연일 곤혹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18일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가운데 경찰의 원천봉쇄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민주노총과 한총련 등 노동자와 학생들이 망월동 5.18 구묘역에 모여 행사를 열고 있다.

518을 맞아 여러가지 기사를 보던 중 자랑스런 후배님들의 모습이 보여 스크랩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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